비법정탐방로(샛길) 출입 단속
붉고 노란 단풍이 절정에 달하는 가을, 전국의 명산은 맑은 공기를 마시며 정취를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빈다. 이 산행에 일부 탐방객의 어긋난 행동이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쾌적한 환경을 지키고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국립공원공단이 소매를 걷어붙였다. 공단은 9월 27일부터 11월 16일까지 전국 국립공원 곳곳에서 불법 행위를 꼼꼼하게 단속한다.
설악산을 비롯해 오대산, 내장산, 지리산, 한라산, 북한산, 무등산 등 단풍객이 구름처럼 몰려드는 명소에 4000명이 넘는 단속 인력을 배치하고, 탐방로 입구에는 전광판과 현수막, 깃발을 내걸어 산에 오르기 전부터 단속 내용을 알리고 경각심을 일깨운다.
탐방객 4명 중 1명 몰리는 성수기, 쓰레기와 불법도 급증
가을철 산행 얌체족이 유독 눈에 띄는 이유는 이 시기에 탐방객이 집중적으로 몰리기 때문이다. 국립공원공단 자료를 보면 지난해 전국 국립공원에 발걸음을 한 3846만 명 가운데 약 24%인 923만 명이 10월과 11월 두 달 사이에 산을 찾았다.
1년 내내 오는 탐방객 4명 중 1명이 가을 성수기에 몰린다는 뜻이다. 인파가 붐비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불법 행위도 덩달아 늘어난다. 최근 3년 동안 가을철에 적발한 무질서 행위만 1968건이나 된다.
몰래 샛길로 들어간 출입 위반이 621건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좁은 산길 입구를 가로막은 불법 주차 408건, 아찔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 행위 217건, 불법 취사 210건, 오물 투기 186건이 뒤를 이었다.
올해는 추석 연휴가 개천절과 한글날로 징검다리처럼 이어져 예년보다 더 많은 인파가 몰릴 것으로 전망해 공단의 긴장감도 높아졌다.
샛길 출입부터 정상 음주까지, 4000명 투입해 막는다
특히 정상부나 대피소에서 술을 마시는 행위는 하산할 때 다리에 힘이 풀려 낭떠러지로 구르는 등 대형 인명 사고를 부를 수 있어 단속반이 눈을 부릅뜨고 살핀다.
라이터나 버너를 사용하는 취사 행위 역시 가을철 건조한 날씨와 맞물려 돌이킬 수 없는 산불로 번질 위험이 커 철저하게 잡아낸다. 지정된 장소가 아닌 곳에 텐트를 치는 야영 행위나 주차 질서를 어지럽히는 얌체 차량도 무관용 원칙으로 단속한다.
더 멋진 풍경을 카메라에 담겠다며 출입을 막아둔 탐방로 밖 샛길로 넘어가 희귀 식물을 짓밟고, 돗자리를 펴고 막걸리판을 벌이기도 한다. 국립공원이 한순간에 무질서한 유원지로 변하는 것이다.
후세에 물려줄 생태계의 보고, 성숙한 시민 의식 절실
국립공원은 수많은 야생 동식물이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자 미래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소중한 자연 자산이다.
누군가의 가벼운 일탈이 수백 년을 이어온 생태계를 한순간에 망가뜨릴 수 있다. 쾌적한 산행은 철저한 단속만으로 완성되지 않으며, 산을 찾는 개개인의 자발적인 노력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주대영 이사장은 "가을에는 많은 사람이 단풍을 보러 산을 찾는다. 모두가 안전하고 쾌적하게 산행을 즐기도록 산행 안전 수칙을 지키고 자연자원 보호에 동참해 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