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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의무공개매수제', 소수주주 보호 위한 변화의 신호탄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09-03 13:26:33
  • 수정 2025-10-14 14: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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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여름, 이재명 대통령은 "코스피 5,000시대를 열겠다"며 주가 조작 원스트라이크아웃제부터 상법 개정, 스테이블코인까지 여러 정책을 바꾸거나 만들어 소액주주를 보호한다고 했다.


지난해 투자자들 관심이 금융투자소득세 폐지 여부에 쏠렸다면, 올해는 소액주주를 보호하는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법이 화제의 중심에 섰다.


지난달 29일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의무공개매수제를 담은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 하며 더 이상 의무공개매수제는 피할 수 없게 됐다.


'경영권프리미엄' 불평동 해소 필요…소액주주에도 기회를


의무공개매수제는 상장회사의 경영권이 바뀔 때, 새로 최대주주가 되는 자가 '경영권프리미엄'을 포함한 가격으로 소수주주에게도 주식 매각 기회를 제공하도록 하는 제도다. 


간략하게, 인수자가 기업을 사려면 지배주주와 동일한 가격으로 소수주주들 주식도 공개적으로 사도록 하는 제도다.


예를 들어, 주당 8,000원 하는 A상장사 지분을 대주주가 25% 가지고 있는데, 인수자가 이 25%에 '경영권프리미엄'을 주당 2,000원을 붙여 1만 원에 대주주에게 사면, '전체의 50% + 1주'에 해당하는 소수주주 지분도 주당 1만 원에 사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이론상이지만) 25%만 사면 경영권을 가지고 올 수 있었다. 그래서  M&A 때 '경영권프리미엄'을 붙여 비싸게 사주는 것이 관례였다. 그래서 나머지 주주들은 강제로 '닭 쫓던 개' 신세가 되버렸다.


왜 '경영권프리미엄'이 문제인가? 불공평이다. 이 제도의 핵심은 대주주와 소액주주 사이의 가격 차별을 없애고, 경영권 거래 과정에서 그 프리미엄을 공평하게 공유하게 하는 데 있다.


'경영권프리미엄'까지 주고 들어온 대주주는 가치 있는 회사를 떼어 팔거나 보유한 땅을 팔아 챙기는 일이 종종 벌어진다. 국내에서는 사모펀드들이 M&A를 하며 이 같은 행태를 하며 일반 투자자들 피해가 커지고 있다. 


그들 수법에 회사 가치가 하락해 그 손해를 소수주주들이 보고 있다. 국내 M&A에서는 '주식양수도' 방식이 많아 소수주주 보호장치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이 제도를 적용하면 소규모 지분으로 문어발식 계열사를 확장하는 시도가 줄어들어 무분별한 출자를 막을 수 있고, 부분인수 대신 전량인수를 해야 하기에 핵심 역량과 거리가 먼 계열사 지분은 매각할 수 있게 한다. 


소수주주들도 회사의 지배권이 넘어갈 때 함께 높은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다. 이른바 지배권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투자한 회사의 지배권이 넘어가 주주 권리를 행사하지 못하는 것도 줄일 수 있다.



불필요한 '코리아 디스카운트' 없애야···영국 사례 벤치마크 필요


대한민국은 1997년 외환위기 전후로 의무공개매수제를 잠시 도입했다가, 기업 구조조정 지연 우려와 같은 부작용 때문에 1998년 폐지했다. 


이후 경영권 인수 시 대주주는 프리미엄이 붙은 값에 주식을 팔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시장가격 또는 낮은 가격에 팔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반복됐다. 그래서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한 원인으로 우리 증시가 저평가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소수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영국과 EU회원국, 일본 등 선진국은 의무공개매수제를 운용하고 있다.


EU는 30% 이상, 일본은 50% 이상 주식을 사려면 무조건 공개 매수를 해야 한다. 영국은 '씨티코드(City Code on Takeovers and Mergers)에 따라, 경영권 인수자는 대주주뿐 아니라 소수주주에게도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으로 사게 한다. 공개매수로 전체 의결권의 50% 이상을 확보해야 경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미국에는 이런 제도가 없지만 적은 지분을 사서 경영권프리미엄을 가지려 하면, 소수주주들에게 소송을 당한다. 사실상 거의 사가도록 해 소수주주들을 보호하고 있다.


경영권 양수 과정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해 소수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부분 인수'만으로 회사 지배력을 확보하는 걸 막는 것이다. 글로벌 자본시장의 표준으로 자리잡은 영국의 방식은 소수주주 보호와 공정한 인수합병 질서 정립을 위한 벤치마크로 주목받고 있다.



기업들, M&A 전략 수정 불가피···공정·투명 생태계 위한 변화의 신호탄


의무공개매수제를 시행하기로 했지만 아직 구체적인 방안은 나오지 않았다. 기업들 의견도, 소수주주들 의견도 듣고 조율할 것이다. 금융당국은 내년 상반기에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한다. 


제도 개정 이후 기업들은 M&A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 여당에서는 2022년 금융위원회가 도입하려 했던 것보다 강력한 법안을 내고 있다.


지금대로 가면, 경영권 확보 후 제한적 투자만 하던 과거와 달리, 25% 이상 지분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면 소수주주 보유지분까지 '50% + 1주'에 해당하는 인수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이에 따라 M&A 비용이 늘어나고, 인수 후 사업적 시너지만 노리는 전통적 전략은 축소될 수 있다. 기업들은 경영권 취득시 자금계획, 인수대상 기업의 소수주주 현황, 프리미엄 산정 방식 등을 분석하고, 공시와 의무 이행 절차를 꼼꼼히 준비해야 한다.


소수주주 보호를 명분으로 주식시장의 본래 기능을 지나치게 규제하는 법안이 탄생해 투자를 어렵게 한다는 의견도 있다. 경영권 프리미엄 없는 주식까지 높은 가격에 사면 M&A시장이 얼어붙을 것이라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그런 인식이 소수주주들의 이익을 침해하고 있는 것이다. 의무공개매수제 도입은 '공정하고 투명한 시장 생태계'를 향한 변화의 신호탄이다.'기울어진 운동장'을 평평하게 해 소액주주들을 잘 보호할 정책이 마련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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