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감독원이 11일 자산운용사가 상향한 공모펀드의 위험등급을 시스템에 늦게 반영해 일반투자자에게 부적정한 상품을 판매하고 필수 확인 절차를 누락한 하나증권(대표 강성묵) 임직원에게 자율처리필요사항 조치를 내렸다.
금융감독원이 11일 자산운용사가 상향한 공모펀드의 위험등급을 시스템에 늦게 반영해 일반투자자에게 부적정한 상품을 판매하고 필수 확인 절차를 누락한 하나증권 임직원에게 자율처리필요사항 조치를 내렸다.
파생상품 등 위험성이 있는 금융투자상품을 판매할 때 지켜야 할 적정성 원칙을 위반한 결과다.
위험등급 올랐는데 늑장 반영…부적합 펀드 권유
사건의 발단은 펀드 위험등급 관리 소홀에서 비롯됐다. 하나증권 A팀은 2017년 4월 7일 B지점에서 적정성 원칙이 적용되는 1개 공모펀드 2건을 판매했다.
펀드를 발행한 자산운용사가 해당 상품의 위험등급을 상향 변경했다. 하나증권은 이 사실을 판매 시스템에 지연 반영하거나 오류를 낸 채 그대로 방치했다.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에게 돌아갔다. 하나증권은 시스템 오류를 안고 일반투자자 2명에게 해당 펀드상품 1건(가입금액 100만 원)을 판매했다. 고객의 투자 성향에 전혀 맞지 않는 부적정 펀드 상품을 무리하게 권유하는 촌극을 벌였다.

적정성 원칙 위반…고객 서명·녹취 등 필수 절차도 패싱
금융투자업자는 일반투자자에게 상품을 판매할 때 해당 펀드가 투자자에게 적정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그 사실을 반드시 알려야 한다.
투자자로부터 서명이나 기명날인, 녹취 등의 방법으로 확인을 받는 것이 필수 의무다. 하나증권은 일반투자자 2명에게 부적정한 상품을 권유하고도 그 사실을 전혀 알리지 않았다.
상품 판매 시 반드시 거쳐야 할 서명이나 녹취 등의 확인 절차마저 누락했다. 투자자의 자산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인 적정성 원칙을 영업 현장에서 무시한 셈이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는 올해 신년사에서 "배수지진(背水之陣)의 각오로 생존을 걸어야 한다. 부분적 개선이 아닌 환골탈태(換骨奪胎) 수준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기관의 허술한 시스템 관리와 안일한 영업 행태는 언제든 소비자 피해로 직결될 수 있다. 부적합 펀드 판매 같이 작은 부분도 바꿀 수 있는 변화를 강 대표에게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