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 조감도
중동의 거센 모래바람 속에서도 K-방산의 위상은 흔들림이 없었다. 지상 무기 체계의 강자 현대로템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열리는 중동 최대 규모의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미래 전장의 판도를 바꿀 혁신 기술을 대거 선보인다.
현대로템이 현지시간 8 ~ 12일 사우디 리야드 컨벤션센터에서 개최되는 '2026 사우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WDS 2026)'에 참가하고 있다.
사우디 정부가 국방산업 자립화를 목표로 추진 중인 '비전 2030'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서 현대로템은 단순한 무기 판매를 넘어, 현지 환경에 최적화된 미래 지상 무기 체계와 유·무인 복합체계(MUM-T) 기술을 제시하며 중동 시장 공략의 고삐를 죌 예정이다.
K2 전차 신화 잇는다…사막 누빌 지상 라인업 총출동
전시관의 중심은 단연 글로벌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K2 전차가 지켰다. 2022년 폴란드 수출 대박에 이어 지난해 12월 페루와 공급 총괄 합의를 맺으며 남미 대륙까지 깃발을 꽂은 현대로템은 이번 전시회에서 K2 전차를 필두로 한 다양한 계열 전차 목업(모형)을 전시했다.
전장의 지뢰나 장애물을 제거해 기동로를 확보하는 '장애물개척전차'와 손상된 전차를 구난하는 '구난전차' 등 K2 플랫폼을 활용한 파생형 모델들이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았다.
이와 함께 수출형으로 새롭게 개발된 30톤급 차륜형 장갑차와 이를 기반으로 한 지휘소용 차량, 의무후송차량 목업도 함께 공개됐다.
이는 사막 지형이 많은 중동 지역에서 기동성과 생존성을 동시에 확보하려는 현지 군 관계자들의 니즈를 정확히 겨냥한 구성으로 평가받는다.
제3회 사우디 국제 방위산업 전시회’에 참가한 현대로템 전시관 전경.
스스로 방어하는 무인차 'HR-셰르파'로 드론 공격 막는다
이번 전시의 하이라이트는 현대로템이 야심 차게 공개한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HR-SHERPA)'다.
이번에 선보인 HR-셰르파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 등에서 게임체인저로 떠오른 드론 공격을 막아낼 수 있는 '드론 방어 체계(C-UAS)'를 처음으로 접목했다. 차량에 탑재된 레이다가 적 드론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방어막을 구축해 경계와 감시 임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HR-셰르파의 구동 방식도 기술적 진보를 이뤘다. 6개의 바퀴 모두에 독립적인 구동력을 전달하는 '인휠 모터(In-Wheel Motor)' 시스템을 적용해 바퀴 하나가 파손되더라도 나머지 바퀴로 주행이 가능하다. 험준한 야지나 피격 상황에서도 생존성을 극대화하는 핵심 기술이다.
현대로템은 실물 크기의 목업과 함께 정찰용 드론, 지대공 및 지대지 유도 미사일 시스템을 탑재한 축소 모형을 함께 전시해 HR-셰르파의 무궁무진한 확장성을 과시했다.
현대로템 K600 장애물개척전차
소리 없이 강하다…수소 품은 '블랙 베일' 해외 데뷔
미래 친환경 전장을 대비한 수소 모빌리티 기술도 중동 무대에 데뷔했다. 현대로템은 지난해 서울 ADEX에서 처음 공개해 화제를 모았던 수소연료전지 기반의 무인 플랫폼 '블랙 베일(Black Veil)'을 해외 시장에 처음으로 선보였다.
블랙 베일은 수소 연료 특유의 정숙성을 바탕으로 적진 깊숙이 침투해 은밀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반적인 내연기관 차량과 달리 소음이 거의 없어 적에게 발각될 확률을 획기적으로 낮췄으며 4륜 구동 시스템과 완전 개방형 적재 공간을 갖춰 전투 물자 수송부터 다목적 임무 수행까지 군과 민간을 아우르는 활용도를 자랑한다.
현대로템은 "급변하는 미래 전장 환경에 발맞춰 AI와 무인화, 수소 에너지 등 첨단 기술이 융합된 지상 무기 체계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번 전시회를 통해 중동 시장에서 K-방산의 기술적 우위를 증명하고 실질적인 수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현대로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