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금융감독원이 홍콩 H지수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고객의 거부 의사를 무시하거나, 고령 투자자 보호를 위한 안전장치를 교묘히 회피한 한국투자증권에 제재를 가했다.
이에 금감원이 1월 30일 한국투자증권에 기관 과태료 1억1000만 원을 부과하고 관련 직원에게 자율처리필요사항을 통보했다.
"투자를 원하지 않습니다" 거절해도 멈추지 않은 권유
2021년 3월 한국투자증권의 한 영업점 직원은 일반 투자자에게 H지수 ELS 상품 가입을 권유했다. 당시 해당 투자자는 투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금융소비자보호법 등 관련 법규에 따르면, 투자자가 거부 의사를 표시하면 금융투자업자는 더 이상 권유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그럼에도 직원은 멈추지 않았다. 고객의 명확한 거절 의사에도 계속해서 투자를 권유했고 결국 1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체결시켰다.
이는 '부당권유 금지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한 행위다. 고객의 의사보다 실적을 우선시한 강압적 영업 행태가 금융당국의 조사 결과 드러난 셈이다.
한국투자증권 홈페이지
"지점으로 갈게요"라는 어르신에 "온라인으로 하세요"
고령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핵심 절차인 '녹취 의무'를 피하기 위한 꼼수 영업도 적발됐다. 규정에 따르면 70세 이상(2021년 5월 10일 이전 기준) 또는 65세 이상(2021년 5월 10일 이후 기준) 고령자에게 ELS 같은 고난도 금융상품을 판매할 때는 판매 과정을 반드시 녹취해야 한다.
2021년 2월 한국투자증권 직원은 70세 이상 고령 투자자와 유선 통화로 ELS 상담을 진행하고 가입 상품을 확정했다.
당시 고객은 "지점에 방문하겠다"고 했으나 직원은 이를 온라인 가입으로 유도했다. 온라인으로 가입할 경우 녹취 의무가 면제되거나 절차가 간소화되는 점을 악용한 것이다. 결국 4100만 원 상당의 상품이 녹취 없이 판매됐다.
이러한 행태는 2년 뒤에도 반복됐다. 2023년 1월 또 다른 직원은 65세 이상 투자자에게 1700만 원 상당의 ELS를 판매하면서 역시 고객의 내점 의사를 무시하고 온라인 가입을 유도해 녹취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설명서도 안 주고 이해했는지 확인도 안 해
금융상품 판매의 가장 기본인 '설명 의무'와 '정보 제공' 절차도 구멍이 뚫려 있었다. 2021년 3월 한국투자증권은 일반 투자자에게 1000만 원 상당의 ELS를 판매하면서 상품의 내용과 위험성에 대해 설명한 내용을 투자자가 제대로 이해했는지 확인(기명날인·녹취)하는 절차를 누락했다.
심지어 같은 날 또 다른 투자자에게는 투자설명서조차 주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자가 설명서 수령을 거부하지 않았음에도 상품의 주요 내용과 위험이 담긴 필수 문서를 교부하지 않은 채 1000만 원 상당의 계약을 했다.
금감원은 이러한 위반 사실들을 종합해 한국투자증권에 과태료 처분을 내리며 영업 현장의 불건전한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