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
최선을 다했지만 결과가 좋지 않을 때, 수억 원의 배상 책임이 돌아올까 두려워 메스를 잡기 어렵다면, 의사가 제대로 치료할 수 있을까?
생명을 다루는 필수의료 현장의 의료진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고난도 시술 그 자체가 아니라, 의료사고로 인한 막대한 배상 책임이다.
정부가 이러한 필수의료 의료진의 '소송 공포'를 덜어주기 위해 파격적인 안전망을 내놨다. 20만 원(전문의 기준)으로 15억 원까지 배상 책임을 보장받는 '국가 지원 배상보험'이 시행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가 26일부터 12월 12일까지 '필수의료 의료진 배상보험료 지원 사업' 신청을 받는다. 의료진이 진료에만 집중할 환경을 만들고, 환자는 신속하게 피해를 구제받도록 돕는 것이 핵심이다.
커피 몇 잔 값이면 '15억 우산' 쓴다
사업의 핵심 타깃은 분만과 소아 진료 분야다. 저출산과 소송 위험으로 의사들이 가장 기피하는 분야기도 하다. 분만 실적이 있는 산부인과 전문의와 소아외과, 소아흉부외과 등 고위험 소아 진료를 담당하는 전문의들이 대상이다.
조건은 파격적이다.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때 2억 원을 초과하는 배상액에 대해 15억 원까지 보험사가 책임진다.
전문의 1인당 연간 보험료는 170만 원이지만, 이중 150만 원을 국가가 지원한다. 의료기관이나 의사는 연간 20만 원, 한 달에 2만 원도 안 되는 비용만 부담하면 된다.
사업 파트너는 현대해상화재보험이다. 보험사 공모와 평가를 통해 의료진에게 가장 유리한 계약 조건을 끌어냈다는 설명했다. 정은경 장관도 "고액 손해배상에 대비할 획기적인 제도"라고 강조했다.
전공의도 보호막…8개 필수과 '안심 진료' 지원
미래 의료를 책임질 전공의(레지던트)들을 위한 보호막도 마련됐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등 생명과 직결된 8개 필수 진료과목 레지던트가 대상이다.
전공의 배상보험은 배상액 3,000만 원 초과분부터 3억 원까지 보장한다. 연간 보험료 42만 원 중 국가가 25만 원을 내주고, 병원은 17만 원만 부담하면 된다.
병원 자체적으로 3억 원 이상 배상보험에 가입해 둔 경우라면, 국가지원금인 25만 원을 환급받을 수도 있다. 환급 신청은 12월 5일까지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서 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