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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용어] 'AI워싱' 압박이 온다···투자 시 '무늬만 AI' 주의 필요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24 08:4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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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1,000명 직원 대신 AI 있다던 '아마존고'
  • - 포브스, "AI 붙으면 투자 50% 더 받아…
  • - 단순 자동화도 AI로 포장하는 마케팅 기만

AI워싱·AI프리미엄 주의보(aI이미지)


"물건 들고만 가면 자동으로 계산됩니다." 


2018년 아마존은 고객이 물건을 집어 들고 나가면 센서와 카메라 수천 대가 이를 자동 인식해 계산하는 'AI로 운영되는 점원 없는 매장'을 선보였다. 


이는 거짓으로 들통났다. 지난해 4월 디인포메이션(IT 전문 매체)이 "아마존고 운영을 위해 인도에서 직원 약 1,000명을 고용, 각 매장 카메라를 통해 고객이 무엇을 들고 나갔는지 수작업으로 계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은 "인도 근로자들이 검수 작업을 한 것뿐"이라는 입장을 내놨지만, '무늬만 AI'였고 신뢰성은 금이 갔다.


최근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엔비디아·SK하이닉스·팔란티어·테슬라·앱러빈 등) 주가가 상승 국면을 맞았다. 이처럼 '불장'이 이어지다보니 이러한 대장주들 뒤편에 기술력 없이 테마에만 편승하는 기업들이 늘어날 가능성도 함께 늘고 있다.


이름에 AI만 넣어 주가를 올리고자 하는 세력들이다. 이른바 'AI워싱(AI washing)'을 주의해야 한다. 


'AI워싱'이란 기업이 자사의 제품이나 서비스에 인공지능 기술이 적용되지 않았거나 기술적 수준이 매우 낮음에도, 마치 고도화된 AI를 사용하는 것처럼 홍보하는 행위를 뜻한다. 


챗GPT 등장 이후 AI가 자본 시장의 핵심 키워드로 떠오르면서, 스타트업부터 대기업까지 'AI'라는 라벨을 무분별하게 붙이는 현상이 가속화됐다. 


오픈AI가 촉발한 생성형 AI 붐에 편승해 구형 알고리즘을 최신 신경망 기술인 양 포장하거나, 개발 단계에 불과한 기술을 상용화된 것처럼 부풀리는 사례가 비일비재하다.


아마존은 무인 매장 기술인 '저스트 워크 아웃'(Just Walk Out)이 AI가 아닌 사람 노동력에 상당 부분 의존한 것이 드러나자, 해당 기술 도입을 철회하고 스마트 카트인 '대시 카트'로 선회했다. 


기술적 결함을 넘어, 기업이 대중과 시장을 상대로 AI 역량을 어디까지 과장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반면교사다.


기업들이 위험을 무릅쓰고 AI워싱을 감행하는 이유는 'AI 프리미엄'이 가져다주는 달콤한 경제적 유인 '돈' 때문이다. 주식시장에서는 사명 변경이나 사업 목적에 'AI'를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주가가 급등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닷컴 버블' 당시 '닷컴'만 붙이면 주가가 뛰었던 것처럼, 현재는 AI가 투자 유치와 주가 부양의 보증수표로 통한다.


포브스는 "AI를 언급한 스타트업은 그러지 않은 스타트업보다 적게는 15%, 많게는 50%까지 투자를 더 유치했다"고 전했다. 


기술적 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경쟁사보다 먼저 'AI 기업'이라는 타이틀을 선점해야 한다는 압박감(FOMO) 또한 경영진이 무리한 마케팅을 시도하게 만드는 원인이다.


문제는 이러한 AI 워싱이 건전한 기술 생태계를 교란한다는 점이다. 실체 없는 기업에 자금이 쏠리면 정작 혁신적인 기술을 개발하는 진정성 있는 기업들이 투자 기회를 박탈당하게 된다. 


소비자들은 과장된 성능에 속아 불필요한 비용을 지불하거나, AI 서비스에 대한 전반적인 불신을 갖게 될 수 있다. AI라는 용어 자체가 마케팅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는 지금, 기업들은 투명한 기술 공개 없이 모호한 용어로 소비자를 현혹하면 안 된다.


투자자 역시 기업의 'AI 간판'만 맹목적으로 추종하기보다, 해당 기술이 실제 수익 창출로 이어지는지, 구체적인 기술적 실체가 존재하는지 꼼꼼히 따져보는 '현미경 검증'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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