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송형선의 희망공간] 마을을 꿈꾸다.
  • 송형선 활동가
  • 등록 2025-05-19 00:00:02
  • 수정 2025-05-19 08:04:01

기사수정
  • - 꿈꾸는 마을을 만들기 위한 상상,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

송형선 마을기획자 

우리가 꿈꾸는 좋은 마을은 어떤 마을일까? 


일단, 가난한 사람이 없이 누구나 평균적 삶을 누릴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외롭지 않은 마을이면 좋겠다. 마을 안 사람끼리는 누구라도 편안하게 만나 웃으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자연스러운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환경을 가진 마을이 좋은 마을이 아닐까? 


생태 환경이 잘 보존되어 있어 언제라도 자연을 느끼고, 자연 안에서 생명을 느낄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를테면, 유해물질이 배출되는 산업시설이나 고압 송전탑 등 환경을 위협하는 요소들이 없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보행자가 편안한 마을이면 좋겠다. 특히 장애인들에게 불편한 도로환경이 개선된 마을이면 좋겠다. 그래서 장애인들이 거리에 많이 보이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러 시설물이 장애인들도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잘 정비되었으면 좋겠다. 대중교통도 장애인들이 이용하는 데 불편이 없도록 디자인되고 운영되었으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문화 활동이 풍성한 마을이 아닐까? 


노회찬 의원의 바람처럼 누구나 악기 하나쯤 다룰 수 있고, 주민들 스스로 음악회나 연극, 미술품 전시의 주인공이 되고, 서로 관람객이 되어주는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종교, 성별, 출신, 연령, 직업, 성적 지향, 부의 다소 등의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마을이면 좋겠다. 당연히 다문화라는 단어도 존재하지 않는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민주주의 제도가 누구에게나 열려있는 마을이 아닐까? 


주민 누구나 선거에 출마할 수 있고, 의견을 내세울 수 있으며 지자체, 중앙정부, 지방의회, 국회의 모든 활동을 언제든지 감시하고 참여할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러한 측면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가 보장되고 일하는 것이 행복이 되는 마을이면 좋겠다. 그러니까 산재사고도 없고 임금체불도 없고, 정리해고도 없고, 비정규직도 없는 마을이면 좋겠다. 


좋은 마을은 아이들이 행복하게 웃을 수 있는 마을이 아닐까? 


청년들이 사랑을 나누며 가족의 꿈을 꾸는 마을이면 좋겠다. 대단한 성공을 꿈꾸지 않아도 평범하면서도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마을이면 좋겠다. 그들이 키우는 아가들의 울음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지는 싱싱한 마을이면 좋겠다. 사는 게 즐거워서 2세도 행복하게 만들고 싶어지는 그런 마을이면 좋겠다. 더불어 범죄, 교통사고, 화재, 기후재난 등 다양한 위험들이 사회적으로 관리되는 마을이면 좋겠다. 


이렇게 가끔 좋은 마을을 나열하다 보면 밤을 새워도 모자랄 만큼 많은 바람이 쏟아져 나온다. 그만큼 우리가 살고 있는 마을이 우리가 꿈꾸는 마을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마을에서 해결되는 문제들보다는 국가적 차원에서 변화해야 할 문제들이 훨씬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렇다면 국가적 차원에서 변화할 수 있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역시 출발은 마을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좋은 마을을 꿈꾸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그 꿈이 실현되기를 원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확장됨으로써 변화는 시작된다. 마을에서 시작하고 국가가 움직이고 결국 마을에서 실현될 수 있어야 한다. 꿈꾸는 것으로부터 변화는 시작되는 것이다. 변화를 만드는 것이 정치라고 한다면 정치는 꿈꾸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은 불변의 세상이 아니다. 우리가 스스로 만들고 가꿀 수 있다. 정치인들이 대신 꿈을 꾸어주고, 대신 만들어 주는 세상은 언제나 우리의 삶을 외면해 왔다. 우리가 세상을 꿈꾸고 계획하고 만들 수 있도록 정치를 바꾸어야 한다.

팬덤정치는 그래서 위험하다. 특정 정치인의 성공과 실패를 자기 정치의 성공과 실패로 착각하게 하기 때문이다. 좋은 정치인인 유권자의 팬이 되는 사람이지, 유권자들의 우상이 되는 사람이 아니다.


좋은 마을을 만드는 것은 마을 주민들이 좋은 마을을 만들기 위한 꿈을 꾸는 것으로부터 시작한다. 그 꿈은 혼자 꾸는 꿈이 아니라 이웃들과 함께 꾸는 꿈이어야 한다. 함께 꿈꾸기 위해서는 혼자가 아니라 동료들과 함께라는 사실을 깨달아야 하고, 누구나 동참해서 꿈꿀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사는 세상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그러기에 지금 작은 변화가 결국 새롭게 열어갈 세상의 큰 영향과 변화를 끌어낸다.

덧붙이는 글

마을기획 청년활동가 송형선은 사단법인]마중물 사무처장을 거쳐 현재 남동희망공간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관련기사
TAG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모과의 귀지를 파내다 모과에 핀 얼룩을 손으로 쓱쓱 문지르니점액질이 끈끈하게 배어 나온다얼굴에 핀 검버섯처럼지워지지 않는 얼룩이 반짝거린다 모과의 귀에 면봉을 깊숙이 넣으니갈색의 가루가 묻어 나온다너는 그것이 벌레의 똥이라고 우기고나는 달빛을 밟던 고양이들의 발소리라 하고천둥소리에 놀라 날아들던 새의 날갯짓 소리라 하고새벽바람에 잔..
  2. [새책] 번아웃 겪는 2040세대를 위한 제안 《셀프 콤마》···하루 5분 '일상돌봄 코칭' 끝없는 경쟁과 정보 과잉 속에서 번아웃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2040세대가 늘고 있다. '더 애써야만 살아남는다'는 압박감은 우리도 모르는 새에 소중한 자신을 갉아먹는다. 열심히 달려왔는데 왜 마음은 늘 허탈하고 공허한 것일까?새로운제안에서 15년 차 HRD(인적자원개발) 교육전문가 이종미의 첫 책 《셀프 콤마》를 펴냈다. 과부하...
  3. 11월 '코리아세일페스타' 가전 라이벌전···삼성 'AI·상생' vs LG '할인·구독' 정면승부 대한민국 최대 쇼핑 축제 '2025 코리아세일페스타'가 11월 1일 시작되는 가운데, 삼성전자와 LG전자가 10년 연속 행사에 참여하며 대대적인 할인 경쟁에 돌입한다. 삼성전자는 AI 가전 패키지와 소상공인 상생 혜택을 전면에 내세웠고, LG전자는 높은 할인율과 구독 서비스를 무기로 맞불을 놓으며 11월 소비자들의 지갑 공략에 나선다.삼성...
  4.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접히다 "지금 화장 중입니다"승화원 전광판에는 뜨거운 불길이 일고한곳에 모인 우리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말이 없었다전광판이 바뀌고눈물이 마르기 전 냉각을 마친 어머니를 모시러 갔다육중한 철문이 열리고철제 침대가 끌려 나왔다붉은 장미로 채운 관과 황금빛 수의는 간 곳 없고주검을 눕힌 그 자리타다만 뼈 몇 개와 재만 놓여 있...
  5. [새책] 20대 청년이 쓴 《마르크스주의 입문》···세계 바꿀 가장 날카로운 무기 자본주의의 모순이 심화되는 지금, 왜 다시 마르크스주의를 읽어야 할까? 1%의 부자가 전 세계 부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불평등이 지속되고 있다. 오늘날과 같은 자본주의가 계속되면 마르크스주의는 다시 부활할까?오월의봄에서 20대 청년 이찬용이 쓴 《마르크스주의 입문》을 펴냈다. 그동안 나온 마르크스주의 책들은 대부분 오래됐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