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12·3 비상계엄] 눈 먼 자들의 정당 국민의힘···홀로 눈 뜬 김예지 의원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4-12-12 19:24:01
  • 수정 2024-12-12 21:16:44

기사수정
  • - ‘윤석열의 계엄 질병 수용소’에 갖힌 국민의힘
  • - 온 나라에 흐르는 '탄핵의 노래'
  • - 김상옥 의원 “반대표 던졌지만 의견 표명하는 게 국민 위한 자세”
  • - 김예지 의원 “시민 목소리를 들었다”

MBC 캡처


윤석열의 내란죄가 확실해 지고 있다. 곽종근 육군 특수전사령관은 “의결 정족수가 아직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의원들을 끄집어 내라”는 윤석열의 지시가 있었다고 증언했다.


사면초가다. 온 나라에 ‘탄핵의 노래’가 흐르고 있다. 쿠테타 세력들도 제 살길 찾기 바쁜 듯하다. 여기저기서 계엄의 불법성을 알리는 증언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탄핵의 물결은 거스를 수 없을 정도로 거세졌다.


12월 7일 국민의힘은 1차 ‘윤석열 탄핵소추안’에 ‘반대’를 당론으로 정했다. 결과는 부결이었다. 국민의힘 의원 108명 중 105명이 투표도 안 해서다. 


그들은 ‘김건희 특별법’을 부결시키고나서 바로 본회의장을 퇴장해 다시 돌아오지 않았다. 그것도 모자라 추경호 원내대표는 바로 의원총회를 열어 “이탈자 발생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물리적으로 가둔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안철수 의원만이 자리를 지켰다. 그럼에도 주목받지 못했다. 탄핵소추안에 찬성과 반대 의견을 빈대떡 뒤집듯 해서다. 김상옥 의원은 “반대표를 던졌지만 의견을 표명하는 게 국민을 위한 자세”라며 소신을 밝혔다.



  BBC News 코리아


김예지 의원만이 “국민의 뜻에 따르겠다”며 찬성 입장을 확실히 했다. 김 의원은 시각장애인 피아니스트로 22대 국회에 비례로 입성했다. 


국민의힘과 의원들은 눈이 멀었다. 당리당략에 눈이 멀었고 있지도 않은 ‘탄핵트라우마’에 눈이 멀었다. 내란죄가 확실한 ‘윤석열의 호통’에 눈이 멀었다. 80% 넘는 국민이 탄핵안을 찬성하는데도 보지 않는다. ‘눈 먼 자들의 정당’이 됐다. 


영화 <눈 먼 자들의 도시>에서 주인공(의사 아내. 유일하게 눈이 멀지 않았다)은 “우리는 눈이 먼 게 아니라 보지 않는 것”이라고 한다. 



JTBC 캡처인간이 이룬 문명과 문화가 이른바 ‘백색 질병’의 사회에서 아무짝에도 쓸 데 없었다. 눈 먼 자들의 수용소에선 인간 본성이 거침없이 나타난다. 


힘 있는 자들(총을 가진)은 무리를 나누고 모든 걸 통제했다. 힘 없는 자들은 폭력에 그대로 노출됐고 음식도 거의 받지 못하게 됐다. 수용소가 영원하리라 생각했다.


지금 국민의힘은 ‘윤석열의 계엄 질병 수용소’에 갖혀 있다. 다른 것이라면 세상으로 나올 기회가 있다는 것이다. 눈이 안 보이는 데도 그곳에서 ‘유일하게 눈 뜬 자’ 김예지 의원은 “시민의 목소리를 들었다”. 



JTBC 캡처

모레인 14일 오후 5시. 2차 ‘윤석열 탄핵소추안’ 상정이 예정돼 있다. 이대로라면 국민의힘은 내란동조세력이 된다. 일부 의원이 동조한 정황도 나왔다. 


"계엄은 통치행위"라는 내란수괴 윤석열이 더 막무가내로 나올지 모른다. 그땐 유혈사태를 막을 수 없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난파 직전의 배에 있다. 지금이라도 시민을 보고 뛰어내려야 살길이 보인다. 너무 늦으면 그땐 의원의 ‘배지값’도 가치가 없어진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이슈픽] 강선우 의원 '보좌관 갑질' 논란···야당 "사퇴해야" vs 여당 "충실히 소명" 강선우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보좌관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문제를 제기한 보좌진들은 "자택 쓰레기 분리수거, 변기 수리 등 사적 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5년간 46명이 의원실을 떠났다"며 이례적인 인사 교체가 갑질의 방증이라는 목소리도 높다."변기 수리·쓰레기 분리수거까지"…...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가족 집에 들어서면 대문 옆에 헛간이 서고처럼 서 있는데 처마 끝에 도서 대여목록 카드처럼 여섯 자루의 호미가 꽂혀 있다. 아버지 호미는 장시간 반납하지 않은 책처럼 한번 들고 나가면 며칠씩 밤새고 돌아온다. 산비탈을 다듬는지 자갈밭을 일구는지 듬성듬성 이가 빠져 자루만 조금 길면 삽에 가까운 호미, 그 옆에 어머니 호미는 가장 많...
  3.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바이킹 선장은 낡은 군복을 입고 담배를 문 채로그냥 대충 타면 된다고 했다두려운 게 없으면 함부로 대한다망해가는 유원지는 이제 될 대로 되라고배를 하늘 끝까지 밀어 올렸다모터 소리와 함께 턱이 산에 걸렸다쏠린 피가 뒤통수로 터져 나올 것 같았다원래는 저기 저쪽 해 좀 보라고 여유 있는 척좋아한다고 외치려 했는데으어어억 하는 사이 .
  4. [이슈픽] 국무회의 첫 생중계에 쏠린 시선···"투명성 강화" vs "긍적적 평가할 뻔" "국민이 정책 논의 과정을 볼 권리가 있다."2025년 7월 29일, 이재명 대통령이 대한민국 역사상 처음으로 국무회의 전 과정을 국민 앞에 생중계했다. 대통령의 모두발언만 공개되던 관행을 깨고, 1시간 20분 동안 주요 현안에 대한 장관들과의 실시간 토론까지 국민에게 여과 없이 공개했다.정치권의 엇갈린 반응: "투명성 강화" vs...
  5. [새책] 일과 자유, 삶의 품위를 묻는《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현재를 희생하며 꿈꾸는 노동자들의 삶 택배기사, 물류센터 상하차, 패스트푸드 배달, 주유소 직원, 쇼핑몰 경비원, 온라인 쇼핑몰 창업 등 현장에서 일하며 인간의 품위와 자유를 고민한 한 청년의 기록이 있다. 고된 노동 속에서 마법 같은 순간을 발견하고 글쓰기를 하며 성장하는 이야기다. 월북에서 일하는 이들의 기쁨과 슬픔을 기록한 《나는 북경의 택배기사입니다》를 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