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문 삼성증권 대표
삼성증권이 고위험 금융상품인 주가연계증권(ELS)을 판매하는 과정에서 투자자 보호를 위한 핵심 안전장치인 '녹취 의무'를 회피한 사실이 드러나 금융당국의 제재를 받았다.
영업점 직원이 고객을 직접 만나 상품을 설명해 놓고 정작 가입은 온라인으로 유도하는 방식, 이른바 '꼼수 영업'이 적발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1월 20일 삼성증권에 대해 기관 과태료 1억 원을 부과하고 관련 직원들에 대해서는 자율처리필요사항을 통보했다.
얼굴 보고 설명하고선 가입은 폰으로?
사건은 2021년 상반기, ELS 투자 열기가 이어지던 시기에 발생했다. 삼성증권 소속 직원 4명은 2021년 1월 20일부터 7월 8일 사이 개인 일반투자자들을 직접 대면했다.
이들은 현장에서 H지수 ELS와 같은 고난도 파생결합증권의 구조와 위험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며 사실상 판매 권유 행위를 마쳤다.
하지만 결정적인 순간, 직원들은 정도(正道)를 벗어났다. 대면 창구에서 가입 절차를 진행할 경우 필수적으로 거쳐야 하는 '판매 과정 녹취'를 피하기 위해 고객에게 온라인 가입을 유도한 것이다.
대면으로 설명을 다 듣고도 형식상으로는 고객이 스스로 비대면 채널을 통해 가입한 것처럼 꾸며진 셈이다. 이렇게 녹취 없이 판매된 H지수 ELS 상품은 5건에 7000만 원 상당이나 됐다.
삼성증권
고령자·일반투자자 보호막 뚫려…제도 취지 무색
자본시장법과 관련 규정에 따르면, 금융투자업자는 부적합 투자자나 고령자(2021년 5월 10일 이전 70세 이상, 이후 65세 이상)에게 파생결합증권을 판매할 때 반드시 판매 과정을 녹취해야 한다.
또한 2021년 5월 10일 이후부터는 원금의 20%를 초과하는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고난도 금융투자상품'을 개인 일반투자자에게 판매할 때도 녹취가 의무화되었다.
이는 불완전 판매로 인한 분쟁 발생 시 사실관계를 입증할 수 있는 자료를 남기고 투자자가 상품의 위험성을 충분히 인지했는지 확인하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다. 그런데 삼성증권 직원들은 대면 설명 후 온라인 가입이라는 편법을 동원해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행태가 단순한 실수라기보다는 규제를 회피하기 위한 의도적인 절차 위반으로 판단해 과태료를 부과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