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새책] 청년 여성의 광장 기록 《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수다떨기도 연대의 방법
  • 정해든 기자
  • 등록 2025-05-08 07:53:30

기사수정
  • - 광장에서 만난 이름들, 지워지지 않을 이야기
  • - 응원봉 부대에서 활동가까지, 딸들이 직접 말하다
  • -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10년, 여성은 어디에 있었나

최나현·양소영·김세희 지음 / 오월의봄 / 21,000원청년 여성은 왜 광장에 나오는가? 그들은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걸까? 그들의 외침은 언제부터 존재했고, 왜 듣지 못했을까? 


오월의봄에서  '딸', '2030 여성', '응원봉 부대'라 불린 여성 시민들의 광장 경험을 집요하고 섬세하게 기록한《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를 펴냈다.


지난 10년간 광장에 나선 여성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경험을 생생하게 복원한다.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 추모, 혜화역 시위, 낙태죄 폐지 촛불 등 수많은 현장에서 여성들은 함께 울고, 싸우고, 연대했다. 이 책은 '답' 대신 '경청'을 제안한다. 


저자들은 단순한 서술이나 분석 대신, 청년 여성들을 만나 그들이 겪은 삶을 인터뷰로 풀어냈다. 그 생애의 곡선을 따라가며, 한 사람의 서사가 사회의 흐름을 보여주는 방식을 택했다. "여성이 지워지는 문제만큼 '비수도권 여성'의 경험이 세상에 제대로 기재되지 않는 문제 역시 중요했다"고 강조한다.


책에는 13명의 목소리가 담겨 있다. 고등학생 시절 시국선언에 나섰던 10대부터, 성소수자로서 투쟁을 이어가는 30대까지, 광장을 살아낸 여성들이 중심이다. 그들은 '치유하는 저항'을 말하며 '수다떨기도 연대의 방법'이라 믿는다.


이 책은 시위의 기록을 넘어 '지금 여기'의 여성 시민이 어떤 사회를 살아내고 있는지를 보여준다. 장애인 이동권 투쟁, 비정규직 연대 등 페미니즘 너머의 연대를 실천하는 과정도 담았다. 그들의 삶은 더 이상 납작한 이름으로 묶이지 않는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개개인의 삶이 광장으로 연결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를 담는 것이다." 


서문에서 보듯 이 책은 그 연결을 말한다. 이들을 기억하는 일은 우리 사회를 다시 그리는 일이다. 저자 최나현, 양소영, 김세희는 각자 사회운동과 여성주의, 기록 활동에 깊이 관여해 왔다. 이번 작업에서는 인터뷰를 통해 드러나는 목소리를 존중하며, 공동 저술 방식을 택했다.

관련기사
0
  • 목록 바로가기
  • 인쇄


포토/영상더보기
이전 기사 보기 다음 기사 보기
최신뉴스더보기
많이 본 뉴스더보기
  1. [지창영의 시와 사회] 그 눈가에 맺힌 이슬 전야(前夜)는 특정한 일이나 사건이 일어나기 바로 전 시기나 단계를 뜻한다. 전야는 보통 변화를 앞두고 있으므로 설렘을 동반하기도 하고 다부진 각오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선거만큼 변화를 기대하게 만드는 것도 흔치 않다. 선거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사회에 일정 부분 변화가 일기도 한다. 그러나 그간 있었던 선거가 우리 사...
  2. [어향숙의 시가 있는 일요일] 도착 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에 도착했어되는 일보다 안 되는 일 더 많았지만아무것도 아니면 어때지는 것도 괜찮아지는 법을 알았잖아슬픈 것도 아름다워내던지는 것도 그윽해하늘이 보내준 순간의 열매들아무렇게나 매달린 이파리들의 자유벌레 먹어땅에 나뒹구는 떫고 이지러진이대로눈물나게 좋아이름도 무엇도 없는 역여기 도착했어-문정...
  3. 서울관광재단, 2025 상반기 MICE 글로벌 전문가 발대식 성료 서울관광재단이 10일 '2025 상반기 MICE 글로벌 전문가 발대식'을 개최했다. MICE 글로벌 전문가 프로그램은 잠재적 MICE 인재에게 교육프로그램과 현장 체험 기회를 제공해 성장을 지원하고 서울 MICE 업계에는 숙련된 인력을 지원하고자 운영하는 사업이다. 이번 발대식에는 2025 상반기 서울 MICE 서포터즈 서류심사를 통과한 100여 명이 참석...
  4. '배달앱 갑질'에 칼 빼든 공정위, 전담팀 신설···사건 처리 효율화는 물론 경제 분석도 병행 공정거래위원회가 배달플랫폼 시장 내 불공정행위에 대한 신속한 대응을 위해 전담 조직을 신설했다. 5월 12일부터 '배달플랫폼 사건처리 전담팀(TF)'을 운영하며, 배달앱 사업자들의 불공정행위에 대한 조사를 일괄 처리한다는 것.그간 배달 플랫폼 관련 사건들 조사에 한계를 느낀 공정위가 사건 간 연계성과 시장 전체에 미치는 영향...
  5. 해수부, 어촌 청소년에 뉴질랜드 어학연수 보낸다···5월 20일부터 모집 해양수산부가 어촌지역 청소년을 대상으로 뉴질랜드 어학연수 기회를 제공하는 프로그램 참가자를 5월 20일부터 모집한다. 이번 연수는 2016년부터 추진 중인 '한-뉴질랜드 수산협력사업'의 일환으로, 참가자 전원에게 연수 비용 전액을 국비로 지원한다.이번 프로그램은 도시보다 교육 인프라가 열악하고 외국어 노출 기회가 적은 어..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