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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 명의' 120억 대출, 알고 보니 '부동산 몰빵'···금감원, 동원제일저축은행에 경영유의 등 제재
  • 김광일 기자
  • 등록 2025-11-11 14:49:30
  • 수정 2025-11-11 14:5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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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차명 불법 대출로 임원 '주의적 경고'
  • - PF대출 심사위, 전원 '영업부서' 소속
  • - 한도 719억 초과한 부동산 대출
  • - 감정평가 90% 한곳에 몰아주기도

권경진 동원제일저축은행 대표

동원제일저축은행이 약 2년간 타인의 명의를 이용해 120억 원의 불법 대출을 실행한 사실이 적발돼 임원 2명이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금융감독원은 30일 임원 1명에게 '주의적 경고', 다른 임원 1명에게 '주의'를, 직원 1명에게 '주의' 조치를 내렸다.


예견된 참사다. 같은 날 금감원이 통보한 5건의 '경영유의사항'을 분석한 결과, 동원제일저축은행은 부동산 PF대출 심사부터 사후관리, 리스크 관리까지 전 과정이 사실상 붕괴한 상태였다. 


특히 부동산 관련 대출이 법적 한도를 700억 원 이상 초과한 '부동산 몰빵' 상태에서  내부 통제 시스템이 전혀 작동하지 않은 것이다.



2년간 이어진 '120억 차명 대출'···유명무실 여신심사


동원제일저축은행은 2022년 5월 4일부터 2024년 4월 17일까지 A사 등 3개 차주에게 대출을 내주면서 실제 차주가 아닌 B사 등 2개 차주의 명의를 이용했다. 


'상호저축은행법' 이 금지하는 타인 명의 신용공여를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취급된 대출은 120억 원(2건)이나 됐다.


이러한 불법 대출이 가능했던 배경에는 유명무실한 여신심사 시스템이 있었다. 은행의 여신심사위원회는 위원장이 영업이사일 뿐만 아니라, 위원 4명 전원이 여신영업부서 소속으로 구성(2025년 3월 4일 기준)돼 있었다. 사실상 대출을 실행하는 영업부서가 '셀프 심사' 하는 구조인 셈이다.


심사 기준도 허술했다. PF대출 연장 시, 사업성이 악화되었음에도 별도 검토 없이 부서장 전결로 만기를 연장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 


12개 사업장에서는 이자 유예, 금리 인하 등 여신 조건이 악화됐음에도, 상위 기구인 위험관리위원회 승인을 받지 않고 여신심사위원회에서만 부의하는 등 절차를 무시했다.(검사대상기간 2022년 1월 1일~2025년 3월 21일)



90% 몰아준 감정평가···281억 부실은 방치


담보물 평가와 사후관리도 엉망이었다. 2022년 1월 ~ 2025년 2월 의뢰한 47건의 담보물 평가 중 89.4%에 달하는 42건이 A감정평가법인 한 곳에서 실시됐다. 


특정 업체 쏠림이 극심했을 뿐만 아니라, 매년 재협약 시 감정평가법인을 재평가해야 하는 규정도 무시하고 '자동 연장' 조항으로 계약을 이어갔다. 심지어 감정평가서의 적정성을 심사할 내부 기준조차 마련하지 않았다.


사후관리도 영업부서가 전담하며 독립적인 점검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 결과, 경매나 공매 대상인 부실 PF사업장 6곳(281억6,000만 원)이 명확한 사유 없이 방치되는 등 부실 정리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



법적 한도 719억 초과 '부동산 몰빵'···임원 성과보수 산정 방식도 지적


이 모든 부실의 중심에는 '부동산 리스크'가 있었다. 지난해 말 기준, 동원제일저축은행은 실차주 기준 부동산업 잔액이 1,719억 원(총여신 대비 33.7%)으로 부동산업 여신 한도(1,530억 원)를 189억 원이나 초과(12.4%)했다. 


부동산 관련 총 여신 잔액은 3,268억 원(총여신 대비 64.1%)으로 부동산업·건설업 및 PF대출 합산 총 한도(2,549억 원)를 719억 원이나 초과(28.2%)했다.


부동산에 '올인'하며 법적 한도마저 무시하는 상황에서, 영업부서가 주도하는 '셀프 심사' 시스템 아래서 120억 원 규모의 '차명 대출'이라는 불법이 저지러진 것이다. 


금감원은 한도 초과 상태를 2025년 9월 13일까지 해소할 것을 명령했다. 더불어 임원 성과보수 산정 방식 까지 지적하며 전방위적인 경영 개선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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